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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보석: 추억116

광야를 지나며 음원 어플보다는 유튜브를 즐겨보는 나이기에 서너달 전쯤이었나, 지니를 정지시켰다.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찬양을 듣는 일까지 적어졌다. 오히려 파일로 묶어 넣어야했던 귀찮은 MP3시절에 더욱 열성적으로 찬양을 사모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지금 내 삶이 결코 풍족할 수 없었다는 것과 들어야 하는 음악이 따로 있다는 참 적절한 핑계를 대며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요즘은 24시간 밖에 안되는 하루가 한탄스러울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디자이너 선생님과 막바지 작업에 들어가고, 론칭 준비에 빈 시간을 고르고 찾아내 연습하는 뿌듯한 하루들을 보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감정이었다. 뿌듯함과는 다른..., 뭐랄까 ‘오묘한 부족함’.. 2017. 12. 4.
Trumpet Esther Open 드디어 준비하고 기다리고 애써왔던 트럼펫케이스 자체브랜드, Trumpet Esther가 런칭되었다! 감격스러운 오늘, 마침 눈까지 내리니 분위기도 기분도 엄청 최고였다. 첫눈은 오래전에 내렸지민 매번 놓치는 바람에 오늘 처음 본 나의 첫눈. 세무서에서 나오자마자 내리는 눈이 마치 Trumpet Esther의 오픈을 축하해주는 셀레브레이션 같았다! 번호표 뽑고, 서류 작성까지 마쳐서 대기번호를 기다리는데 이거 어찌나 떨리던지! 한 해의 마지막이란 12월달에서 나의 또다른 시작, 두번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런칭되자마자 그동안 준비했던 인스타그램에 홍보 사진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 기대, 응원을 해주셨다. 놀라시고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TE* 에 대한 이전 이야기는 차근차근 들려드릴게요 .. 2017. 12. 2.
베를린필 내한 오늘은 두달동안 고대하고 기다리던 베를린필 내한 날이다! 끄아앙 게다가 오늘은 가보 타르쾨비의 마스터클래스가 있던 날! 1차 청강 티켓은 모르고 있어 놓쳤는데 레슨생 한 분이 알려주신 덕분에 2차 청강에 성공하고 함께 참석했다! 일단 너무 잘생겼다. 다리가 진짜 엄청 길고 생각했던 것보다 키도 엄청 크셨다. 악기를 이렇게 잘불면서 이렇게 멋지면 정말 어떡하라는거죠. 시디 사들고 갔더니 검정색 표지여서 직접 자기 사진 찾아서 사인해주셨다. 마클이 끝나고 느낀거지만 지난주 진스 린더만과 타르쾨비의 마클을 보니 유럽과 미국의 두 스타일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시디에 사인도 받고 말도 걸어보고 사진도 찍고 으앙 너무 행복했다. 진스 린더만을 표현한 것 처럼 타르쾨비도 정의해보자면, '겸손과 인정, 정확.. 2017. 11. 21.
울림이 울리다 매년 하반기에 찾아오는 대학오케스트라 교향악 축제. 어제는 예종의 알펜 심포니를 들으러 다녀왔고, 오늘은 우리 학교의 브람스를 들으러 왔다. 작년 이 무대 위에서 연주했던 말러 2번이 기억난다. 오늘 연주회는 교수님 찬스로 아주 좋은 좌석에서 들을 수 있었다. 가난한 대학생은 애써봐도 2층 S석이 다인데 초특급 R석에 앉으니 장난이 아니었다! 무대가 너무 가깝고 생생하게 보여서였나 마치 내가 무대 위에 있는 것만 같았다. 발자국 소리에 이은 박수소리. 이 자리에서는 악장의 몸짓, 각 퍼스트 연주자들 (친구들이 멋진 모습으로 무대 위에 있으니 괜히 뿌듯하고 웃기기도 했다)의 표정, 모든 음악의 생생한 움직임들이 다 들렸다. 고요했던 무대 위로 수십명의 연주자들이 걸어나오는데 진짜 온몸에 소름 돋을 정도로 .. 2017. 11. 10.
11월의 일기 연말이라 그런가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흐르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빨리 지나가 어떤 날은 ‘벌써 하루가 지났어?’ 라며 다소 어이없게 느끼는 날도 있다. 시간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질수록 기억하는 것들의 양이 적어지는 것 같다.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들이 많다는 말이다. 반비례의 법칙마냥. 체감되는 속도에 의해 놓칠 수 있는 기억들을 위하여 짬나는대로 일기를 써야겠다. 매일 매일! 요즘은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다. 해야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보니 약간 정신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노력한 만큼은 다 해내겠지! 항상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두마리의 토끼를 같이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도 한다. 아직 해보지 않아 확신할 수 없지만 혹시 모른다. 가능할지, 팔방미인이 될 수.. 2017. 11. 8.
시작이 반이다 ‘시작이 반이다.’ 나는 이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을 캔퍼스에 옮겨내지 않았다면, 귀가에 맴도는 음표들을 오선지에 적지 않았다면, 무한한 상상력으로 꾸며진 영화나 책들을 집필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 시대에 찬사받는 명화, 명곡, 명작이 탄생할 수 있을까? 두려워서, 걱정되서, 자신이 없어서, 부족해서, 망할까봐....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 이러한 불안한 의심은 당연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갖는 것이니 훨씬 더 건강한 태도라고 볼수도 있다. 의심의 시작이 핑계 거리로 멈춰 있다면 그 일은 끝내 시들어 버릴 것이다. '왜 그때 하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강력히 동의.. 2017.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