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5

10월의 책 2: 싯다르타 갈색으로 그을린 사문의 발걸음을 따라, '잠식'의 무게를 짊어져야만 할 것 같은 시작이었다. '사색'에 잠겨야만 할 것 같은, '침잠'이 무엇인지 묵상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시작이었다. 아마 이러한 고요하고도 누르스름한 시작이, 1부 마지막, 챕터의 효과를 극대화된 시킨 것 같다. '솟아오르는' 자아를 누르려고만 했던 싯다르타의 '첫번째' 깨달음 - 자아의 각성. 그는 '바라문'의 총명하고, 통찰력있는 아들로서의 (보장된) 길을 버리고 '내면'에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첫번째 여정을 떠난다. 그 길은 '사문'의 길로서, 고행을 견디고 욕심과 욕정으로부터 멀어져, 인간이 쥐고 있는 모든 감정과 생각, 즉 '자아'를 '비워내는' 수련의 길이었다. 하지만, 그는 비워내더라도 금세 '솟아올라오는' .. 2022. 10. 10.
4월의 책: 미술관에 간 심리학 20대 초반, 현대 미술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이것도 ‘작품’이 될 수 있나?” "흠,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별거 아닌거 같은데... 이게 어떻게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는거지?" 라는 건방을 떨었다. 나란 사람이 웃기지도 않다. 애초에 미술실력이란 쥐똥만큼도 없는, 사물 하나 드로잉을 해본 적도 없는 내가, 어떻게 저런 건방진 말을 내뱉을 수 있는가? 해보지도 않은 나의 영역 밖의 일을 저리 쉽게 평가절하 해버릴 수 있는가? 그렇다 나의 20대 초반은 어림으로 포장한 무지의 상태였다. 20대 중반, 뉴욕, 휴스턴 미술관에 간 적이 있다. 함께 여행을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현대 미술에 대한 나의 고민을 털어놨다. "언니, 저는 봐도 봐도, 현대 미술에서 얻어야 하는게 무엇인지 잘 .. 2022. 5. 24.
3월의 책: 뮤지컬 배우는 태어나는가?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이 지닌 숭고함, 인간에게, 과연 그 가치는 무엇이며, 왜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것의 시작이, ‘감정’이란 생각을 한다. 삶이란 여정에 감칠맛을 채워주는, 삶이라는 국밥 한 그릇에 소금의 역할을 해주는, 바로 ‘감정’말이다. 보통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드는 것이 인간관계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조금의 의견을 덧붙이고 싶다. 관계로부터 느끼는 '감정'이 사람을 울리고, 웃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이분법적인 개념으로 ‘그렇다, 아니다.’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가 형성 되기까지, 수많은 것들의 결합이 존재하니 말이다. 그저 내가 하고픈 말은, ‘감정’이라는 것이 그 수많은 요소들 중에 가장 우선시 된 부분.. 2022. 3. 19.
2월의 책: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아들러는 완벽이라는 것을, ‘진실을 향한 불굴의 탐구’라고 일컫었다. 끝없는 완벽을 염원하는 예술가들에게, 또한 완벽의 자유를 갈망하는 나에게, 그가 내린 완벽의 정의는 참으로 위로가 되는 말이다. 물론 나는 애초에 완벽하게 무언가를 잘 해내는 사람이 아닐 뿐더러, 완벽이란 상태에 도달해 본 적도 없다. 나에게 완벽이란, ‘이상’ 그 자체이다. 무대 위의 자유로움은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이고, 매일 매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소망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아들러의 정의는, 부족한 나를 탓하고, 매일을 좌절하며 달려 나가는 나에게, “괜찮아, 그것은 오로지 신만이 가능한 영역이야.”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물론,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어. 불가능해. 애초에 실현가능한 목표가 될 수 없으니.. 2022. 3. 18.
1월의 책: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노라의 인생여행은 ‘후회의 책’으로부터 시작이 된다. ‘후회’ 라는 것은, 아마도, 삶을 다시 살고 싶게 만드는, 가장 어렵고도 무서운 감정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노라처럼 삶의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도, 후회한 일을 지우기 위해 타임머신을 탈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지나고 나니’ 깨달은 것이 후회이고, 미래의 후회 역시 알 수 없는 노릇일텐데, 과연 이렇게 버겁고 두려운 후회를 어떻게 다루고 감당해야할까? 개인적인 의견으로, 과거의 후회는 ‘용서’로부터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타인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일 뿐만 아니라, 과거의 나에게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위로, 미워하던 무언가를 다른 시간으로 바라보는 인애로움이 용서를 포괄한다는 생각이 .. 2022.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