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는?
에릭과의 두번째 레슨, 선생님은 나에게 2019년과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너가 좋아하는 트럼펫 연주자는 누구니?" *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일관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다. 좋아하는 연주자, - 나는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뭐랄까 답답해진다. 그래도 일단, 대답은 한다. "모리스앙드레는 뭐 전설이구요, 윈튼 마살리스, 호칸 하덴버그, 필립 스미스, 데이비드 빌저, 줄리아노 솜머할더, 한스 간쉬..." 줄줄이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의 이름을 대답한다. 하지만 이 대답을 하면서 어딘가 불편하고 깨림직하다. 뭐랄까 이 질문은 나를 굉장히 의기소침하게 그리고 불편하게 만든다. * 지난주 레슨에서도, 2년 전에도, 역시나 다를 바 없이 '그 질문'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그 속내를 숨긴채 당당한 척..
2021. 2. 14.
모든 이들의 손에 들려있는 한 송이의 꽃
"꽃피는 시기가 다를 뿐이지, 무슨 꽃이든 모두 활짝, 필거야." 어디서 한번 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야기가 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를 뿐이지, 무슨 꽃이든 필거라고."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그 만개하는 때'가 차라리 일찍 왔으면, 하루라도 어렸을 때 왔으면, 가장 젊은 날에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왕 필 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피는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근 몇 년간의 삶 속에서 보고 느낀 경험으로 일찍 오든 늦게 오든 그 모든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진실히 깨달았다. 어떤 나이든지 저마다의 고충이 있고, 상처가 있을테며, 고난이 따를 것이다. 또한 가장 싱그러운 때 피는 꽃이든, 가장 황홀한 때에 피는 꽃이든 만개를 위한 필요조건은 똑같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쥐고 있..
2021.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