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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보석: 추억/글

제주에서 보낸 나의 여름

by estherjo.trumpet 2017.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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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앞으로 5일쯤 더 보낼 예정이다. 여행지에 이토록 오래있어본 적은 처음이다. 물론 여행지라고 말하기엔 다소 민망한 감이 있다. 순전히 놀러온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행지라 말하고 싶은 여러 이유가 있다. 

햇살에 눈을 뜨고, 점심을 먹으며 저녁을 고민하는, 잠깐의 집안일과 식사준비만으로도 하루가 저무는 평소와 다른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평상에 누워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고, 지루할 새 없는 바다소리, 걷기만 해도 관광명소가 펼쳐진, 평소에는 결코 지향할 수 없던 시간들을 보내니 바로 이곳을, 여행지라 여겨도 되지 않을까싶다.

오늘은 제주에서 7일째이다. 이곳에서 보는 것과 읽는 것, 생각하는 것들과 느끼는 것들이 아주 많다. 

물론 지금은 때가 아니라 말하지 않겠다. 사람은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감정을 아낄 수 있어야한다. 품위, 절제, 겸손, 온유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꿈꾸던 곳에 도착해보니 또 다른 꿈을 꾸고 싶어진다. 오늘 아침에 '젊은 목사의 주례사'라는 책을 다 읽었다. 

부부는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봐야한다고 말한다. 결혼에 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아직 내자신이 젊다고 느끼기 때문일까?) 문득 배우자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아름다운 곳에 와있으니 더욱 그런 것 같다. 만약 사랑하는 남편과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살면 그것만큼 큰 행복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은 집에서 매일 매일 연습하고, 제주를 출발지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연주하고 여행하고 다시 제주에 와서 알콩달콩 휴식을 취하고 

그렇게 살아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행복한 오늘을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이 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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