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말러, 탄호이저 모두 끝! 감사히도(?) 바쁜 덕에 여행은 못갔지만 좋은 경험들과 배움의 시간들을 얻어 알찼던 한 달이었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내일은 찐이의 학교에 놀러가기로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의미있는 날을 보낼 것 같아 한 껏 기대중이다. 오늘은 연주 끝난 기념의 휴식을 취해보고자 오전 내내 집에서 뒹굴었다. 물론 일어나던 시간이 있는지라 새벽 6시에 깼지만..., 미드를 한 세시간쯤 봤나 살며시 졸음이 오길래 재수면 상태로 갔다가 오전 10시쯤 재기상을 했다. 평화로운 월요일 아침이라니 상쾌하기 그지 없는 하루다. 엄마가 구워준 장어로 아침을 먹고, 라흐마니노프 심포니 3번을 틀어 설거지를 했다. 빨래를 개면서 폴라로이드에 대해 이것 저것 알아보고, 매일 하고 있지만 항상 귀찮은 영어공부까지하며 부지런히 ‘pm’ 시간을 맞이했다.
오늘은 영글어가는 가을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때를 놓친듯하다) 오늘 같은 날씨는 영글어가기는 커녕 내놓은 화초가 얼어죽을 것만 같은 날씨다. 그제까지만 해도 볕좋고, 날좋아 걸어다니며 보는 은행나무 맛이 있었는데 앞으로 3,4개월은 꽁꽁 움추리고 다녀야한다니 흐아 앞이 막막하다. 그나마 빡센 일정을 다 마치고 난 뒤 추워지니까 다행이고 또 뭐랄까..., 뿌듯한 기분이 든다! 10월에 계획했던 여행을 못간건 너무 아쉽다.
나의 필수코스인 온천여행이랑 테마 여행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하루하루가 여행인 마냥 흥미진지했고 즐거웠기에 충분히 만족한다. 사실 만족하는 따른 이유가 11월에 있다. 이번에 사이먼 래틀이랑 베를린 필이 내한을 한다. 다들 들었겠지만 베를린 필을 나오는 래틀의 마지막 여정이 되겠다. 지난번에 보고싶었던 공연을 놓친 적이 있다. 강수진 발레리나의 마지막 오네긴이었다. 큰 아쉬움이 남는데 그날이 주일이었음으로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래틀의 마지막을 못본다면 이건 정말이지 후회할 것 같다.
18살때부터 꿈꿔온 일 중의 하나가 래틀을 직접 만나는건데, 딱 마침 내한을 하다니 그것도 이렇게나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올해 2월에 베를린에 갔을 때 래틀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원하는 연주에는 날짜가 맞지 않고, 가능했던 날에는 프로그램이 아쉬웠다. 그래서 베를린 필 하모니 홀에 가지 않은 세명의 여자들과 함께 독일 맥주, 피자 그리고 베를린의 밤을 대신해 즐겼다. 아무튼 그 때 놓친 래틀과 베를린필의 연주를 이번에는 꼭 보려고 한다.
19일(주일)에는 돈주앙, 조성진의 라벨 콘체르토, 브람스 4번을 한다. 이 티켓은 죽어도 재티켓이 안뜬다. 두 연주 다 보고 싶지만 고르라면 페트루슈카가 더 보고싶으니 나는 20일(월)의 페트루슈카, 무슨 초연곡, 라흐마니노프 3번을 보러가려고 한다. 연주회 후기도 꼭 쓸꺼다! 벌써부터 너무 기대된다. 자 그럼 오늘도 여유있는 연습 시간을 이어서 가져볼까나! 아참 드디어 오늘 고대하던 폴라로이드가 온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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