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별아, 너는 이성적이고 싶어하는 감정적인 사람같아." 나만 알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모습을 친구에게 듣게 되다니 신기함과 동시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맞다. 친구의 시선은 대단하다고 표현해주고 싶을만큼 정확하고 놀라웠다. 나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감정과 표정이 다양한 사람이다. 심지어 약점이라면 약점까지 '감정'인 그런 사람이다. 그런 내자신을 분명히 알기에 '감정' 앞에 무너지지 않고자 '이성'을 잡고 있는 사람이다. '감정'이 지배해버리는 일이 생기면 최대한 빠르게 해결을 하고 '이성'의 자리를 택한다. 간혹 '감정' 때문에 일상불능에 처하게 될 땐 하루라도, 한시라도 그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버리고 감정을 흔들어 놓았던 문제들을 정리하여 '이성'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다. '감정'의 낭비를 원하지 않고, '감정'으로 인해 허비하는 시간들을 아끼려고 하며, 결국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감정'들은 최소화 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과연 감정의 다스림에 능한 사람이란 것일까? 혹은 평정심을 극히 유지하는 사람인건가? 결코 아니다. 그렇지 못하고 있기에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이 글이 쓰는 것 아닐까 싶다. 무엇이든 아니기 때문에 바라는 것이고, 부족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며, 없기 때문에 갖고 싶은거니까. 그럼에도 나의 소중한 감정과 노력하는 이성에게 용기와 칭찬을 아낌없이 건넨다. 궁극적으로 이성이든 감정이든 그저 자신에게 맞게, 자신의 방법대로,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가꾸고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상대가 느낀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상대의 '감정'에 공감해줄 수 없다. 아낌없는 '감정'을 받아보지 못했다면, 아낌없는 '감정'을 줄 수도 없고, '감정'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이성'적이지 못한다면 문제를 직면했을 때 해결해 나가기 어렵고, '이성'이 없다면 바로 잡아야하는 일 앞에서 흔들리게 될 것이며, '이성'의 훌륭함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끝내 '감정'에서 벗어나올 수 없다. 결론적으로 감정이 앞선 사람이 관계와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싫다면, 이성만 갖고 있는 사람이 공감하고 위로해줄 수 없는 매몰찬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면, 바라는 것을, 원하는 것을 쫓아가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동경하는 것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감정적인 사람은 이성적인 사람을 배우려고 따르면 되고, 이성적인 사람은 감정적인 사람을 닮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혹여나 자신의 '감성' 자체가 만족스럽다면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해소되지 않는 감정을 타인에게 표출해버리는 못된 감정, 해소와 해결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남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감정, 이성이라는 명목하에 위선을 떠는 부분, 자신의 피해를 계산하며 애매한 넌지를 던지는 비열한 일들은 분명 빈껍데기란 것임을 알고, 본인에게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그 어떤 '감정'이든, '이성'이든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역시 '이성'을 쫓아가고 싶은 '감정'토박이다. 하지만 계속 '이성'적 사고를 갖는 풍부한 '감정'쟁이가 될 것이다. 두가지를 두루 가춘 사람이 되면 참 좋으니 말이다. 글의 마무리를 향하며 내가 동경하는 방향을 말하려고 한다. 나는 '감정'과 '이성'이 균형잡힌 사람이 되고싶다.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리고 그 누군가의 마음상태에 따라 유동할 수 있는 사람말이다. 가끔은 감정에 충만해 풍부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고, 언제는 이성에 따라 현명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렇게 되려면 분명 훨씬 더 깊어지고 넓어져야하며, 보다 더 부드럽고 강인해져야겠지. 아직 내마음조차 잘 다스릴 수 없는 부족한 나이지만, 언젠가는 누군가의 마음까지 다독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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