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우정 9주년을 맞이한 현진이와 생일파티를 한 날.
같은 날, 같은 달이 아니지만 항상 중간지점을 찾아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서로의 존재만으로 감사하는 우리들만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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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자존심이라 불리우는 내 머리.
이태원역 1번출구로 나와 조금만 다가보면 나오는 (약 3분쯤) '타파스바' 스페인 요리집으로 식사가 되는 바(Bar)이다.
새우요리라면 기절하는 나에게도 역시 취향저격 톡톡히 한 요리집이었다. 분위기를 한 껏 내며 샹그리아까지 주문 완료!
서로 바쁘다보니 시간을 맞추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항상 생일만큼은 꼭 합의보는 우리가 괜히 대견스럽다 :)
만나면 무슨 말을 어떻게 나눠야할까, 어디서부터 말해줘야할까 없지 않은 염려가 있었는데 무슨! 만나자마다 봇물터지듯 수다꽃을 피웠다.
세상 제일 맛있는 감바스랑 감바스 파스타를 먹었는데 가격도 너무 좋고, 분위기도 좋고, 맛은 말할 필요없이 맛났다. 성공적인 1차를 마무리!
웃는게 너무 이쁜 현진양. 매번 만날 때 마다 비슷한 코디 혹은 비슷한 깔맞춤으로 서로를 놀래키는 우리들. 오늘은 베이지하게 맞춰졌다 :)
사진찍는 실력이 늘었다며 나를 찍어주겠다고 했지만 역시 현진이는 혼이 났다. 재교육을 받으며 몇차례 시도끝에 결국 예쁜 사진을 찍어냄.
요즘 구닥(Gudak)이라는 필름카메라 어플에 빠졌다. 사고싶은 필카를 몇개 알아뒀는데 그런 와중에 알게 된 카메라 어플 :)
얻어걸리는 것도 재밌고, 색감도 표현도 꽤 마음에 들어 자주 애용하고 있다. 24장을 찍으면 2장 건진다는 것과, 날짜를 하도 변경해서 아이폰 시계가 안맞는다는 점이 슬프지만 계속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eunbyeol_esther_film)
같이 보낸 하루만큼 알차고 감사한 선물이 있을까!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친구가 있어서 참 행복하다! 생일초는 스마트하게 어플로!
평소라면 2차에서 마무리가 되었을텐데 처음으로 3차를 향했다. 플라워펍이었나 꽃집처럼 꾸며 놓은 와인바였다. 분위기도 좋았고, 와인 두잔만 시켰을 뿐인데 하몽을 서비스로 주신 사장님도 너무 좋았다.
제일 좋았던건 펍을 나올 때 까지 우리만 있었다는 것이다! 마음껏 놀고, 마음껏 웃고, 마음껏 사진찍으며 전세낸 듯이 놀았다!
술을 못마시는 친구를 둔 현진이는 스물 셋이 되어 나와 첫 건배를 했다. 이 역사적인 장면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캡처를 했다.
"우리가 훌쩍 컸잖아. 계속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응원하는, 우리 사이를 앞으로도 쭉 건설해보자!" 현진이가 생일편지에 써준 말이다. 이현진답게 한번에 훅 들어오는 말이었음 ㅋㅋㅋㅋㅋㅋ 나역시 빈틈이 많고 계속 커가는 중이다. 수많은 상황들 속에서 격변하고 깎여나가며 꾸준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순리적이고 당연한 일인걸 혹여나 무지하고 순수했던 어린 날의 추억에 사로잡혀 나의 친구를 과거의 존재로 인식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우리는 어린날의 추억을 곱씹으며 좋아라 하지만, 그 추억에만 메여 어린 시절의 친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만들어나갈 미래와 존재할 추억들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계속 될 친구이다. 이런 염려와 깊이를 담고 있던 것일까 현진이가 말해준 '건설'해보자는 말이 참 뿌듯하고 좋았다. 역시 이현진다움!
펍을 나와 길을 걷는데 여름 밤 냄새가 났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한여름밤의 날씨. 그리고 동경하던 낭만이 완벽하게 충족된 하루.
그 주인공이 이현진이니까 완벽했다고 말할래! 현진이 생일 때 쓸 편지말을 아껴두기 위해 오늘의 기록은 여기까지만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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