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만 우선시 하는 2차원적인 연습 방법에서 탈피해야한다. 얼추 '잘'하는 학생에서 '프로' 페셔널이라 불리우고 싶다면, 적어도 지금의 방법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한 차원 다른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맹점'을 파악하기 위해 '예민한' 감각을 장착해야하고, 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 되기 위해서, 꽤나 '골머리'를 써야한다. 이 '골머리' 라는 것이 굉장히 귀찮은 작업이며, 매우 예민한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일이고, 큰 스트레스를 줄 수도, 체력의 한계를 부딪히게 만드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퀄리티'를 보장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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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내 상태'
무슨 소리를 내야하는지 모른 체 '소리만' 내고 있는 상태다. 요상하더라도 근거가 있다면 who cares? 하지만 내 마르첼로에는 (Marchello Concerto) 의견과 음악이 없었다. 어떤 음을 강조 시킬 것인지, 어떤 방향을 가지고 마지막 음에 도달할 것인지, 어디까지 프레이즈로 보고 이끌어 갈 것인지, 같은 패턴을 한번에 파악하고 아티큘레이션을 어떻게 매칭시킬 것인지 등에 대한 섬세함이 전혀 없다. 그저 얼마나 고음을 잘 내는지, 얼마나 손가락을 잘 돌리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변명을 할 수 있다. "오늘이 고작 두 번째 레슨이었는걸?"
그렇다. 넌지시 튀어나오는 '그 따위' 변명이, 내가 여전히 학생으로 머물러 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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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선생님의 상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바로 떠오르는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1) 에릭 - 선생님에게 배우고 싶었던 이유이자, 가장 닮고 싶은 부분 중 하나, 선생님의 텅잉 'definition'. 내가 부러워하는 눈으로 바라볼 때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도 연습 정말 많이 했어, 윈드패턴을 수시로 연습해"
(2) 마크 - 'muscle memory', 근육기억법. 처음부터 끝까지 '절대' 틀리지 않을 템포를 지정해 한번도 쉬지 않고 끝까지 부는 것. 점차 템포를 올려가더라도 천천히 연습해온 근육훈련으로 미스톤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듣고 그렉 교수님 해주신, "미스톤에 관대하고 싶지 않다. 십수년 전 엠버셔 근육에 모든 음들의 감각을 익혀뒀기 때문에 지금 미스톤을 잘 안낼 수 있는 것 같다." 라는 말이 생각났다. (잘 안내시기는 커녕, 나는 그렉의 미스톤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대가들은 '변명'이 없다. '회피'도 없다. 선천적으로 물려받지 않았다는 '피해의식'도, 재능이라 치부하는 '거만'함도 없다. 그냥 '제대로' 연습을 한다.
(3) 페기 - 잠깐 지나가는 '작은' 실수에도 항시 "왜?" 라는 질문을 하셨다. 불편함이 있다는 것은 이유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 라며 넘어가는 일도 없었다. 지나가는 나를 멈춰 세우고 '무조건' 해결을 보고 가셨다. 이 과정은 내가 혼자 어떤 문제를 발견했을 때 (답을 알던 모르던) 잠깐 악기를 내려놓고 곰곰히 생각하는 습관을 형성시켜주었다. 다음에 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모두 차단해버리는 '날카로움'이 애초에 다른 마인드인 것만 같았다. (뭐... 쥬빌랜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마우스피스로 연주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차원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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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맹점은 "열심히 해야지!"가 아니다. 단순히 테크닉적으로 그들이 무슨 연습을 했는지를 보자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들의 '태도'를 봐야한다. 그들이 그 자리에, 그 실력에 도달할 수 있었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향적인 사운드를 위해 했던 작업들, 그 결과물들을 얻기까지 취했던 노력, 몰입시킬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perspective, 그 관점과 시야를 따라가기 위해 지금 내가 어떻게 연습을 해야하는지 말이다.
안일함과 자기기만으로부터 미뤄둔 '골머리'를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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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 앞으로의 상태?
(1) 곡 작업을 '신중히' 하는가? (2) 첫 음, 끝 음, 강조되어야 하는 음들을 '타당하게' 지정하는가? (3) 프레이즈의 쉐입을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몇 번을 시도해보았는가? (4) 방금 연주한 사운드가 좋다, 안좋다, 구분할 수 있는가? (5) 모든 소리를 고르게 내고 있는가? 그 소리들의 연결성은 음악적인가 ? - 마르첼로를 펴놓고 이 질문들을 되뇌어봤다. (우물쭈물... 과연 내가 당당하게 yes를 외칠 수 있는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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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리 상태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 소리도 들어본 놈이 들을 수 있다고, 들어보려고 노력도 안해본 사람은 좋은 소리가 무엇인지도, 본인의 소리가 좋은지 안좋은지도 모른다. 벨 밖으로 흘러나오는 소리에 대해 탐구하자. 듣는 음악으로 익숙하게 만들어 놓곤 "이정도는 괜찮겠지?" 라며 지나가지 말자. 천천히 노래를 불러보면서 여러 프레이지와 가능성을 실연해보자. 무엇이 더 매력적인 음악인지,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어떻게 해야 음악이 정돈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자. 소리를 소리로 판단하자. 상태를 인지한다는 것은 매우 고되고 진이 빠지는 작업이다. (그걸 아니까 귀찮아서 못하는거겠지. 그러니 망설이는거고 미루는거겠지) 하지만, 이 과정은 무조건 쌓여야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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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수, 파, 리'가 생각이 난다.
수 (지킬守) 지도자의 가르침을 아무의심 없이 충실히 배우고 지키는 단계 (가장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시기)
파 (깨뜨릴破) 지금까지 스승에게 배운것과 다른 선생이나 문파의 가르침을 비교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
리 (떠날離) 守, 破의 단계에서 여러 스승이나 선배로부터 배운것에서 떠나서 자기만의 관(觀)을 정립하는 단계로 그동안의 가르침을 기초로 하되 그것에 얽메이지 않고 그 체험에 기초하여 그 이상의 높은 수준의 경지를 개척하여 나가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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