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생각을 하고, 문체를 빌려 감정을 정리하고, 정리된 마음을 들여다보며, 이 감정들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인지하는 시간. 바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삶이 바쁠 때, 가장 먼저 등한시 하는 것이, 자기돌봄인 것 같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이야말로, 주도적으로 나를 마주하고, 빈번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게으른 나는, 나의 안부를 늘 ‘나중’으로 미룬다.
물론, 모든 기력을 삶에, 연습에, 사람에 바치다보면, 집에 돌아와 “부디 지금만큼은 아무 생각없이 흘려보내자.”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시간을 감히 하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되려 마땅히 누리고 즐겨야하는 시간이라 동의한다. 다만, 자신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은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필요가 아닌 필수의 시간이라는 것.
솔직히보아, 내가 쓰는 하루 중, 기력을 다 바치는 에너지가 과연 ‘나’만을 위할까? 어쩌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짊어진 책임감 때문에, 미래에 존재하는 불안 때문에, 주체가 바뀐지도 모른체 나의 시간과 감정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렴 다 좋다. 그저 - 오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고요한 순간 속에서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을 단 5분, 아니 2분만이라도 꾸준히 확보를 해보자는 것이다.
분명 나의 시선을 어지럽히는 사건들은 존재한다. 그리고 계속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핑계를 두고 싶지 않다. 삶은 언제나 혼란이니. - 그런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다독이고, 다스리고, 현명하게 다루는 현자들이 늘 존재할터 - 그래서 일기를 썼다. 달리기를 했다. 조용한 시간 속에서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 물론, ‘평온’한 하루만 좋은 것이고, 맹목적으로 사는 하루는 고독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과정에서 깨닫는 것이 있고, 그렇게 했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그만한' 것이 있다고 분명히 생각한다. - 우리는 언제나, ‘양면’을 관철해야한다. -
그저 이 글의 맹점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아주 중요하고, 그러니 빈번하게 가져야한다는 것, 그 뿐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내가 처한 감정과 상황에 조금 더 이성적으로 다가가고, 감정적으로 위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말그대로 내가 나를 아껴줄 수 있는 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여담이지만, 하루의 가치는 감정에 따라 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감정만 느낀 오늘이어도, 적잖은 외로움을 느끼는 내일을 보낼 수 있다. 이보다도 성취적인 하루가 없는 것 같다가도, 지지리도 안풀리는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오늘 느낀 감정, 걱정, 고민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존재' 자체에 집중하여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한다.
무슨 하루를 보냈든 나는 대단했고, 오늘도 사랑스럽고 매일 매일 아름다운 존재라고!!! 거기에 조금 더 성숙하게 그리고 능숙하게 나를 더 아껴주고 싶기 때문에 나 자신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내면을 들여다보는, 나를 사랑해주는 하나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을 흘려보낸 날은, “오조, 에너지 충전 만땅했어. 다시 가보는거야!!” 라고 외치고 퉁치면 됌!!
어디에도 무의미은 없다. 모든 일에는 그분의 이유가 있고, 계획이 있고, 사랑이 존재하니까!!!
2023.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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