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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보석: 추억/글

부러움이 축복이 될 수도 있구나

by estherjo.trumpet 2022.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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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이라는 감정은 '열등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왔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갈망,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부정적인 감정에서 시작되는 것이 부러움에 대한 '원인'이라고 생각해왔다.

 

불과 10분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

 

오늘은 엄마가 '모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가는 모세에 대한 부분이었다. 참고로 이 글의 맹점은 성경의 해석이나 의역이 아닌, >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모세가, 제자들에게 해준 말 < 에서 느낀 '부러움'에 대한 감상이다. 성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묵상은 꼭 본교회 목사님과 하시길 바란다. :)

 

*

 

간략한 통화 내용은 이러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는 리더로서 모세를 사용하셨고, 이후 가나안 땅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다는 것. 모세의 제자인,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가나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세가, 그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너희들은 축복된 사람들이며, 그 땅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을 축복한다."

 


*

 

엄마) 엄마는 그런 생각이 자꾸 들더라~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모세의 마음은 어땠을까 말이야~

 


나) 엄마, 나는 뭔가 모세가... 아쉽고 그들을 부러워했을 것 같아. 나라면 축복의 땅 가나안을 못들어가는 것에 아쉬워하고 부러워했을 것 같은데?ㅠㅠ

 


내 의견을 충분히 듣고 난 뒤 엄마가 천천히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

 

엄마) 그런데 엄마 생각에는... 그렇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 :) 모세의 순종이었을 수도 있겠지?

 


*

 

머리 속에서 무언가 번뜩 떠진 기분, 하나의 알이 깨진 기분이었다.

 

엄마 말대로, 만약 그것이 아쉬움이 아닌, 순종의 표현이었다면... 그리고 그 순간 깨닳았다. "그렇다면 '부러움'이... 축복이 될 수도 있겠구나!"

*

그동안, 나에게 '부러움'이란 '단어'는 매우 단순한 '의미'였다.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난에 대한 '열등적인' 상황에 질투를 느끼는 것, 출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열등적인' 위축을 느끼는 것, 젊음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나이에 대한 '열등적인'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부러움"을 볼 수도 있었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 부러움을 표현하는 것은, 그들이 일궈온 수고에 박수를 쳐주는 일이라는 것, 출중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부러움을 표현하는 것은, 그들이 남모르게 노력해온 고생에 격려를 보내는 일이라는 것, 젊음을 누리고 있는 사람에게 부러움을 표현하는 일은, 이미 '내'가 누려온 아름다운 삶의 여정을, 앞으로 누리게 될 '그들'에게 '축복'하는 관대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즉, 말그대로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일이, 타인을 관대하고 긍휼하게 여길 수 있는 진심어린 표현이자 응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모세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는 오늘의 글에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나는 그저 모세의 마음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과연 그는 어떤 마음으로 그들에게 그런 말은 한 것일까. 가나안을 들어가지 못하는 아쉬움? 혹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지금까지 쓰임 받았으니, 자신의 몫까지 순종하며 보내는 축복? 아무렴. 내가 하고픈 말은, 모세의 말이 단순히 '부러움'만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은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어가 가진 하나의 해석으로만 표현하기에, 인생이란, 복잡하고 광대하니 말이다.

엄마랑 노는건 정말 짜릿해!!!!

엄마랑 1시간 가량 통화를 하고, 언니랑 또 한시간을 통화했다. 우리는 왜 해도 해도 이렇게 할 말이 많은건지 모르겠다 ㅎㅎ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대화가 많아지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각자 자리에서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는 폭이 넓어지니,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니까ㅎㅎㅎㅎ!!!!!!

 

최근에 친구가 보내준 김영하 작가님 유퀴즈 영상을 보다가, "짜증난다" 라는 단어에 제대로 된 의미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리고 내가 말하는 오늘의 글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부러움, 이라는 단어가 나쁘다는 것 그러니 우리 이 단어를 좋은 모습으로 바꿔서 받아드리자! 라고 포장하는 글이 아니다. 부러움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고, 하나의 의미로만 포섭해서 생각하지 않기를, 그리고 그 의미가 가진 넓은 태도를 이해해 보자는 것이다.

 

나는 종종 하나의 '단어'를 뒤집고 꼬아 여러 갈래로 해석하는거나, 다양한 주제를 하나의 개념에 맞춰 생각해보는 것을 즐긴다. 그러다보니, 오늘도 결국 모세 얘기, 성경 얘기... 유퀴즈 얘기까지 다소 정신없는 글을 쓴 것 같다.ㅎㅎ 그래도 마음에 드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몇시간 전에 일어난 따끈 따끈한 감상이라 날 것의 매력이 있는 것 같기도!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건강한 부러움 속에 누리고 즐기는 인생을 사시길 진심으로 응원해드리고 싶다!! 모두 "내 인생이 최고야! 짱이야! 짜릿해!"라고 살면서 말이다 ㅎㅎ 추가적으로 혹시 자랑하고 싶은 어떤 일들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제가 마음껏 부러워하고 축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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