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쓰고 싶은 주제나 영감이 떠올랐을 때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노트북을 펴자마자 글 쓰기를 시작한다. 몇 줄 적은 이 글이 어떻게 완성 될 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글'보다 '일기'에 가까운 글이 될 것 같은데, (뭐 이것도 글은 글이지!) 그냥. 생각의 흐름대로 적어보련다.
- 가끔은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가는대로 살아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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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매주 일요일 자정까지 글을 한 편 씩 올리는 춘프카 작가님의 글모임이다. 나는 소수 모임일 줄 알았는데 꽤 많은 분들이 모였다. 우리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서로이지만, 우리가 되어,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참 좋은 모임에 참여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작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이 공간은 '마음의 결'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요."
-'결'이라. 참 아름다운 단어 같아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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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학생활동안, 동아리 하나 못들며 바쁘게 학교를 다녔다. 여기에서 동아리가 의미하는 바는, 좋아하는 혹은 관심가는 활동에 대해 함께 나누고 참여해 볼 시간 (어쩌면 용기)가 없었다는 뜻이다.
- 왜?
보통 동아리 활동의 꽃을 피우는 축제 기간에는, 어김없이 '연주' 일정이 잡혀있고, 학업의 책임을 회피하고 마음껏 놀 수 있는 방학에는, 다름없는 콩쿨 준비에 바빴다. 가끔의 여유만 누렸을 뿐 '찐 여유'는 없던 그런 학부생활이었다. 그랬던 나에게 이번 참여는 꽤나 큰 도전이었다. 물론 졸업을 했고, 내년 1월까지 3개월 정도 충분한 시간이 있는건 사실이다. 그래서 모임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단순히 시간이 생겼다고, 참여한건 아니다. 아무래도 나의 마음에 숨쉴 틈이 생긴 것 같다. 그날의 나는, 오늘의 글을 쓰는 태도처럼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을 했다. 모임 공지를 보고는 바로 댓글을 달았고, 글쓰기 모임에 참여를 했다. 그 순간의 나는 '나 같지 않은 나'였지만, 조금 더 행복한 선택을 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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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좋은 소식이 생겼다. 나도 이제 작가가 되었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 날, 마침 합격 이메일을 받았다. 브런치에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괜스레 '좋은 글'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중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동화시키고, 위로해주고, 다시금 반짝이게 만들 수 있는 글인 것 같다. 크기는 중요치 않다. 작든 크든 '선한 영향력'을 단 한사람에게만이라도 끼칠 수 있다면 (하물며 그게 본인이라도) '좋은 글' 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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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사실 여전히 나의 꿈은 그러하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러한 고민에 빠졌다. 내가 원하는 '선한 영향력'이 무엇이었을까, 과연 '나란 사람'이 정말로 그런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인가, 어쩌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만 있진 않았을까? 또 어쩌면 선한 영향력이라는 거품만 동동 띄어놓고 나를 내세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그 뒤로부터 (지금이 9월이니까, 약 1년동안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단어의 가치를 깨닫게 될 때까지 아끼고 아낀 것 같다. 말을 아끼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때라는걸 자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주 조심스럽지만 말하고 싶은 밤이다.
- 나의 꿈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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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결'을 따라 시작한 첫 글은 나의 '꿈'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글로 마무리가 되었다. 신기하다. 책상에 앉기 전까지만 해도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써야할 지 몰랐는데 말이다. 쓰다보니 '글'이 써졌다. 마음의 쌓여 있던 감정의 꺼풀들이 벗겨진 기분이다. 아무래도 마음 속에 담겨 있던 감정들이 봇물처럼 터졌나보다! 이게 글쓰기의 묘미인가 싶다. 묶어놨던 감정의 보따리를 조심스럽게 다독이며, 인지할 수 있게 만드는 마법같은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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