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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보석: 추억/글

롱런

by estherjo.trumpet 2020.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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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행운적인 타이밍으로 코로나를 피해 미국여행을 무사히 끝냈다. 지난 여행에서는 여행을 오자마자 바로 시차적응에 뛰어들어 고생은 엄청했지만 불과 3일만에 적응을 마쳤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스스로에게 10년만에 찾아온 안식(?)같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적응하지 않았다. 되려 적응을 피했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천천히 적응해나간 것 같다.

저녁 7시에 잠들고, 새벽 3시에 일어나고... 오후 3시에 자고 저녁 9시에 일어나고... 새벽 2시에 잠들고, 오전 6시에 일어나고... 말도 안되는 잠만보의 길을 유유히 가며 거의 일주일만에 시차에 적응한 것 같다.

감사하게도 이렇게 잠만보의 길을 갔지만, 매일 4시면 눈이 떠졌다. 그래서 3월 4일부터인가, "시간기록표"를 적어봤는데, (*시간계획표는 계획을 하고 그대로 움직이는거라면, 시간기록표는 내가 실행한 일들을 나열해서 적어보는 것이다.) 굉장히 일찍 일어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참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아침형인간으로 살기'를 해보자며, 더 나은 사람 되기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시간을 열심히 활용하는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다. (근데 낮잠을 필수로 자게 된다는...)

오늘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봤다. "My goal is not to fail fast. My goal is to succeed over the long run. They are not the same thing." 사실 이 문장을 읽고 글이 쓰고 싶어져서 들어왔다. 나도 어린 나이에 빠른 유명세와 성공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긴 했다. 하지만 나에게 찾아왔던 수많은 경험, 배움 그리고 사람들을 생각하면 '나의 삶이 마냥 빠르게만 얻어지고 이뤄졌다면 수없이 많은 인연들과 경험들을 놓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백 세 시대에 무르 익어나는 과정을 느낀다는게 무척 재밌는 일이기도 하지 않는가. 물론 빨리 가면서도 만난 기회들 역시 매우 소중한 자산으로 남겠지만 느리게 갔다고 해서 그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천천히 가든, 빨리 가든 그 속에서 만난 인연들과 경험들은 결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은 동일하니 말이다.

나는 이제껏 만난 모든 기회들이 순전히 '운'이었다고 생각해보고 싶다. 좋은 부모님을 만난 것, 나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클 수 있었던 것, 원하는 꿈을 갖게 된 것, 좋은 타이밍에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 심지어 겪었던 어려움들... 그마저도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축복'으로 받아드리려고 한다. 그리고 '운'들이 내게 찾아올 때마다 그것이 그냥 달아나지 않고, '내가 제 곳에 잘 도착했구나.' 라고 나에게 머무를 수 있게끔 매일 더 나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이른 아침에 일어나 아침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뜻밖의 '운'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활기찬 몸부림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다며 이야기가 나와서 몇자 더 적어보련다. 요즘 내가 집중하고 있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가졌던 '개념'이 하나 있다, '너나 잘해라'이다.

'나'나 잘해라는 것이다. 이 말에는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져있는데, 일단 가장 주된 의미로는, 나도 못하는 일을 화려한 언변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해 누군가에게 훈계를 주거나 평가하는 일을 일삼지 말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가르칠 위인도 성인도 못되면서 누군가를 콕 콕 찌르는 것은 정말 불편한 일이다. 아마 누군가를 콕 콕 찌르고 있다면 그건 상대로부터 허영심을 느끼고 싶거나 그 상대를 질투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가르침처럼 나를 위한 말들은 단번에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로 진심으로 위해주는 말이 아닌, 모난 말은, 상대가 누구보다 더 빠르게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빠르게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나를 방어하거나 보호하기 위해 칼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나의 작은 자존심과 허영심을 위해 누군가를 콕 콕 찌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그냥 나나 잘하며 살고 싶다. 왜냐, 나도 잘 못하니까!

책의 한 구절이든, 한 챕터는 이렇게 좋은 에너지를 받았을 때 글을 쓰는거 무척 좋은 것 같다. 나도 날 몰라서 언제까지 열심히 할진 모르겠지만 나의 미라클모닝이 오래 유지되길 바란다! 더 나은 사람이 되보자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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