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생 연말정산
드디어 연말! 일년의 시간 중 가장 기대하고 있는 일 중 하나인 연말정산 타임! 한 해를 돌아보고 살아온 시간, 그리고 살아갈 시간에 대해 고민하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 자, 그럼 2024년도의 개인 지향점 '촘촘하게 하는 삶'을 잘 실현 했는지 피드백을 해보자!

음악 우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자 내 직업. 요목조목 하나씩 따져낼 수는 없지만, 여러 도전과 경험들 속에서 체득한 가치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오디션 준비를 하면서 '열심히'의 기준치가 바뀌기도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친구, 선배, 선생님들과 나눴던 악기 이야기들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예룬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무대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기도, 근래 리코딩을 하면서 다시금 파악하고 자각하게 된 여러 경험치들이 너무 소중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많이 두드리고 물어보며 좋은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절대량의 기준 치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절대적인 연습량, 경험량, 연구량을 높여 조금 더 정교하게 음악을 다룰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 계발 나의 자기 계발의 카테고리는 늘 세 가지로 나뉘는 거 같다. 일단 독서. 많은 양을 아니었지만, 꾸준히 읽어 나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은 [탤런트코드], [소명], [아름다움에 관하여], [call me by your name] 정도 였던 것 같다. 이 책들이 좋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독서결산에 정리해 봐야겠다.


두 번째는 글쓰기. 올해 글을 정말 많이 썼다. 물론 블로그에 올린 글은 한 개 밖에 없지만, 외부적인 일로 참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Salvation Army Leadership Training이라는 구세군 청년 프로그램, 솔트 3기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독후감을 쓰는 일, 감상문이나 후기를 쓰는 일, 친구들과 함께하는 브로스팀에서 작성했던 글, 교회나 캠프에서 작성했던 간증문, 그리고 자기소개서 - 박사 준비하면서 썼던 이번 자소서는 진짜 각고의 노력을 쏟아 썼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ㅋㅋㅋ - 아무튼 "많이 썼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글을 쓰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꾸준히 (재미로) 써오던 글쓰기 '훈련'이 이런 모양으로도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걸, 활용될 수 있다는 걸,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이 또하나의 강점이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내년에는 다시 내 이야기, 나의 글을 남기는데 주력해 봐야겠다.

마지막 달리기. 달리기에 대해 점수를 환산해 보자면 80점? 상반기, 중반기에는 헬스장도 가고, 친구들이랑 달리기 모임을 꾸준히 하면서 잘 달렸는데 - 페이스 630까지 잘 만들어 놨는데 - 하반기에는 거의 못했다. 아무래도 중요한 일에 몰입하다 보니 취미나 운동은 자연스레 뒷전이 되더라. 물론 한 가지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좋다고(맞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 핑계에 운동이 포함되는 건 아닌거 같다. 좋아하는 일을 더 오래 하기 위해서, 건강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자기계발 나의 감성과 감각을 투자하는 취미는 (곡 만들기, 영상 편집하기, 일기 쓰기...)는 보통 내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빼내는 일이다. 그러다 문득,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능력이나 지식을 내 안으로 집어넣는 일을 매우 드물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모르는 것을 공부하는 것, 접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는 것, 아니면 못하는 것을 배워보는 것처럼 새로움으로 채워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투자가 많이 적었던 것 같다. 물론 시도는 안 해본 건 아니다. 골프나 수영을 배우려고 하기도, 로직을 배우려고 클래스에 가보기도 했었는데, 나에게서 자기계발은 언제나 3순위쯤 있다 보니 연주가 있으면 미루고, 스케줄이 바쁘면 가장 먼저 놓아버리게 되는 것 같다. 이제 '내적 계발'은 루틴이라는 이름하에 내 삶에 안착된 듯싶으니, '외적 개발'에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특히, 이 부분에는 의지력이 약한 듯싶으니, 꾸준히 할 수 있게 자가 시스템을 만들어봐야겠다.

인생 올해는 보다 밀도 있는 삶을 바라며, 그로 비롯되는 모든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해 살아가보고 싶었다. 특히, 내 하루 속에 찾아오는 생각, 사람, 경험들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감정, 깨우침, 통찰들을 면밀히 흡수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열두 달을 보내고 난 지금에서 과연 '그렇게 살았는가?'라고 물을 때, '그랬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덕분에 나의 사고나 태도가 많이 바뀌기도 했고, 성장을 한 것도 같고, 그래서 조금은 기특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365일 모든 하루를 그렇게 살 수는 없었고, 현생을 살아가다 보면 분명 까먹고 지낼 때도 많았지만, 그냥 이런 한 문장이 살아가다 문득 떠올면서 나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만 같다. 바라고 지향하는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한 해의 슬로건을 만들어 놓는게 참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다가올 2025년의 슬로건은! 바로! '심미안을 갖춘 삶'이 되는 것이다. 왜 이런 슬로건을 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작년에 프리퀀시로 받은 스벅 일기장을 (새해의 포부와는 다른 게) 반도 못 채운 것 같다. 뒤적뒤적 그간의 일기를 읽어보면서, "내가 이런 문장으로 그날을 표현했구나! 내가 이런 마음 가짐으로 그때를 지냈구나! 이렇게 내가 또 변했던 거구나!"라고 새삼 놀라움을 느꼈다. 망각이 신의 선물이라고 하지만, 기억의 가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시간이 흘러갈수록 (즉 내가 나이를 먹어가면 갈수록 ㅋㅋㅋ) 저장되는 양보다 소멸되는 양이 많을 테니 조금이라도 그때를 기억할 수 있는, 그때의 나를 남겨 놓을 수 있도록 부지런하게 기록해야겠다.

드디어 배싱이 가 다시 나왔다. 한국에 돌아오면 꼭 하고 싶었던 배싱이의 재탄생! 더 좋은 가죽, 더 튼튼한 부자재, 더 솜씨 좋으신 공방선생님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한 올해의 성과가 예쁘게 나와서 너무 기쁘다. 올해는 분양이 될(?) 열 개의 배싱이들이 좋은 연주자 분들을 만나 평생 잘 쓰였으면 좋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