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하게 살아보길 기대해
움츠러드는 추위를 거스르고, 햇살을 벗삼아 유유자적한 휴가를 다녀왔다. 우기에 떠난 여행이라 아쉬움 반, 걱정 반으로 기도를 많이 했는데, 4일 내내 쨍쨍한 날씨를 선물해주신 하나님 덕분에, 여름 휴가(?)를 제대로 보내다 왔다! 이 휴가를 빌미로, 엄마와 오붓한 시간도 보내고, 여행의 틈새마다 내년의 기대를 엿보며 올해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2023년, 무슨 포인트에 꽂혀 '정념'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ㅋㅋㅋ [정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사람] 이라는 자세를 지향했다. 메모에 의하면... "감정에 앞서지 않고, 무엇이든 길게 보며 나아가는 사람"... 이었던데^^ 뭐 연초에는 온갖 번지르르한 말은 다하지만 ㅋㅋㅋ 현생 살기에 급급해 금방 까먹어버리는듯 ㅎㅁㅎ... 그래도! 돌이켜보면 사사로운 감정이나 욕망, 또는 잡념에 치우치지 않았던거 같고, 불필요한 일이나 불편한 감정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나름대로 굳건히 살아다고 생각한다! 칭찬해!!!
보통 다음 해의 슬로건은 연말에 떠오른 생각들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 '밀도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다짐에 힘입어 새로운 한 해의 방향성을 정했다. 2024년은 보다 [촘촘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자세로 살아가고 싶다. '촘촘하게' 산다는 의미는, 그저 바쁘게 살자, 부지런하게 살자와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세세하게 다루고, 그 깨달음을 통해 나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 내가 꿈꾸는 일들의 실현을 위해, 꾸준히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맞닥뜨리는 고민들 앞에서 차분한 대면을 통해 제대로 성숙해지는 것을 말한다. 즉, 내가 다룰 수 있는 모든 것들에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촘촘함이 내가 바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삶이 가능하려면 적어도 두 가지의 태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다.
틈이 있어야 회전이 되는 법. 틈이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바쁨이 주는 자기만족이 있다. 바쁨 속에서 얻는 성취도 분명히 탁월하다. 하지만, 모두들 바쁘게 살아봐서 알겠지만, 바쁨은 이윽고 정신없음을 야기시킨다. 물론,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할터이니, 바쁘게 살아가는 삶을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맹점은, 내가 나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 그 틈을 이용해 '나란' 사람과 '나의' 삶에 여유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틈은 부지런함 속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똑똑한 시간관리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며, 건강한 신체관리에서, 현명한 인간관계 운영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삶의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서 내가 해낼 수 있는 모든 '관리'를 잘 해 나가보고 싶다.
둘째, 최근에 가슴을 울렸던 구절, 참은 역으로 해도 참이다, 라는 말을 상기하는 것이다.
내가 요즘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어떤 의심이나 고민을 직면했을 때, 또는 어떤 선택을 앞두고 있거나 대면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내린 "결정의 값"을 뒤집어 보는 것이다. 만약, 나의 답(선택)이 뒤집었을 때도 같은 값(마음상태)이 나오게 된다면, 그 값는 타당(진실된)하기 때문에, 그 답은 올바른(떳떳한)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내가 내린 답(선택)이 나의 회피, 합리화, 자신감 결여, 노력부족으로 만들어진 결정(떳떳하지 못한)이라면, 나의 값(마음상태)은 사실상 타당(진실된)할 수 없기 때문에 올바르게 내려진 결정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쉽게 말해서, 나 자신에게 떳떳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선택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최악의 습관은 거짓말이라고 한다. 다른 거짓말보다도 스스로를 속이며 과장하고, 포장하고, 회피하는 것만큼 자신의 자존을 망가트리는 일은 없다. 그래서 다가오는 한 해는, 모든 선택들 앞에 정직을 대면하고, 참을 산출해내는 내가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이러한 한 해를 보낼 수만 있다면; 여유로움 속에서 채우는 밀도가 다르고, 잃지 않는 용기로 나 자신을 정직하게 대면 한다면, 마침내, 촘촘하게 쌓아올린 계단들 덕분에, 수많은 걱정과 두려움 속에서도 조금 덜 경사진 채로 삶을 걸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으로 태어나 자아실현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것, 그 특권을 거머쥐었다는 것, 그것은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꿈꾸는 열정이 내 안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혹시 이 글을 읽게 되는 누군가가 계시다면, 올해 어떤 삶을 보내셨고, 내년에 어떤 삶을 기대하시는지 공유해주세요! 나눔 속에서 기적이 시작되니까요! 그럼 우리, 백지장과 같은 새 해에 써내려 갈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며, 미리 해삐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