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독서결산 (#공들여서책읽기)
추천 | 제목 | 저자 | 종류 | 취향/ 선호도 |
★ | 1. 사람을 얻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 인문학 | ★★★ |
2. 울트라셀프 | 이리앨 | 자기계발 | ★ | |
★ | 3. 원 띵 |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 자기계발 | ★★★ |
4. The Sacred Search | Gray Thomas | Christian Relationships | ★★ | |
5. 아비투스 | 도리스 메르틴 | 인문학 | ★★★ | |
★ | 6.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인문학 | ★★★ |
★ | 7.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 릭 루빈 | 예술미학 | ★★★ |
8.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강용수 | 인문학 | ★★★ | |
★ | 9. 역행자 | 자청 | 자기계발 | ★★★ |
10.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 경제학 | ★★ | |
★ | 11. 완전한 연주 | 케니 워너 | 예술미학 | ★★★ |
12. 위로의 책 | 매트 헤이그 | 에세이 | ★ | |
13.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 헤르만 헤세 | 인문학 | ★★★ | |
★ | 14. 럭키드로우 | 드로우앤드류 | 자기계발 | ★★★ |
15.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세계문학 | ★★★ |
감명을 어찌 순위로 매길까.
그럼에도 서재에 쌓아두어 언제라도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책들에게 별표를 달아놓았다. 작년 이맘쯤 독서결산을 할 때, "2023년에는 갯수보단 깊이를 찾아 독서를 하고 싶다."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그 목표를 나름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모든 책은 귀하다, 라는 것이 내 지론이다. 하지만, 가끔 뭐랄까... 공들여 읽는 시간이 '아까운' 책들이 있다. 물론 '모든' 책을 소화하고 받아드리기에 내가 부족한 탓이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한 시간이 가치있다고 느껴지는 책들에게만 전력을 쏟고 싶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읽어보지 않고서야 '기다, 아니다' 라는 것은 모를테니, 결국 "읽는 것"이 답이긴 하다. 다만, 읽는 그 순간, 쏟는 그 감정, 그 자체 그대로 고스란히 가치있다 느껴지는 것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싶은 것 같다.
나의 이러한 '삐죽'거리는 불량한 주장에 마치 동의라도 해주듯,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를 읽으며 (무려) '헤세'가 나의 의견에 힘을 실어 주었다. (... 정확히는 해 준 것만 같다 ㅎㅎ) 받아드린다는 것은 중대한 일인 것을, 하물며 ‘문자’에 담긴 사상을 얻는 일을, 그저 시시콜콜한 독서로 치부해 버리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아무쪼록 헤세의 책 덕분에 '좋은' 책을 발견하고, 책을 읽는 '좋은 태도'가 어떠한 것인지도 배울 수 있었다. 헤세를 좋아하는 많은 이유들 중 하나는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하지만서도, 타인의 입장을 다방면적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인간이라는 점에서이다. 헤세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이어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헤세가 언급했다는 '좋은' 책을 찾는 방법을 여러분들이 꼭 한번 배워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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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불현듯 나만의 독서법이 생겨났다. 일부러 만들려고 한게 아니라, 어쩌다 이러한 행동들을 취했는데 독서의 이해도나 흡수력이 훨씬 깊어지는 것 같아 앞으로도 이렇게 읽어볼 생각이다. 우선, [소리내서 책 읽기]이다. 나는 굉장히 속독을 하는 편이고, 성격이 급해서 한번 잡은 책은 보통 3-4일을 넘기지 않는다. 덕분에 책 읽는 양이 적진 않으나, 가끔 독서 자체에 몰입하는 것인지, 책을 읽는 행위에 몰두하는 것인지 분간 할 수가 없다. 한번은 이런 날이 있었다. 전 날에 읽은 부분부터 시작해 책을 읽으려 하는데, 도통 책의 전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뭐지? 싶은 마음에 몇 장 뒤, 몇 장 더 뒤, 조금만 더...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무려 한 챕터나 다시 읽어야만 했다. 그날 적잖은 충격과 함께 처음으로 소리를 내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굳이 소리까지 내서?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책을 받아드리는 기운자체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더 재미난 것은, 소리를 내며 책을 읽더니 내가 어떤 시야로 독서를 하고 있는지 노골적으로 파악이 되었다. 음악에서는 보통 이것을 프레이즈를 잡는다라고 말을 하는데, 독서를 하면서도, 마치 악보를 보듯이, 내가 가져가는 독서의 흐름(프레이즈)을 직관적으로 알아 볼 수가 있었다. 소리를 내서 읽는 행위 덕분에 한 숨에 읽는 구간은 당연히 길어졌고, 속도의 측면이 아닌 이해의 측면으로부터, ‘속독'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둘째, [예쁘게 앉아서 읽기]이다. 보통 책을 읽을 때 읽는 '자세'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누어서 읽던 앉아서 읽던 독서의 경험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위대한 한 인간의 본질을 그의 작품들 속에서 읽어내는 경험' 을 하는데 감히 잠옷 바람으로 그 시간을 대면한다는게 참으로 무례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바른 자세로, 예쁘게 책을 펴고 독서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상황이나 환경은 중요하지 않다. 지하철이건, 커피숍이건... 그저 책을 반듯하게 내려놓고 좋아하는 문장에 하이라이터를 칠 수 있는 자세만 잡으면 된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니, 말그대로 작가와 대화를 하고, 나의 생각을 묵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이 되더라! 독서를 하는데 무슨 자세까지 잡아야하는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가끔은 '자세'에서 '태도'가 결정되기도 한다고!
셋째, [연달아 두번 읽기]이다. 올해 읽는 '권수'는 작년에 비해 적어졌지만, '횟수'는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책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많은 영감과 감명을 받아 읽은 책들이 많아서, 마지막 페이지를 끝내자마자 첫 장으로 돌아가 읽은 책들이 여럿 있었다. 이 덕분일까 내용에 대한 기억력이 훨씬 더 짙어졌고, 책을 곱씹는 중 파생되는 울림들 역시 더 진해졌다. 보통 '좋았던 책'은 덮고 난 뒤, 시간의 텀을 두고 읽는 편이었는데, 이렇게 바로 연달아 읽는 것도 참 좋은 독서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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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동안 종이 위에 얹혀진 활자가, 또, 찰싹-스르르 넘어가는 종이책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물론 영어원서를 읽는 동안에도 같은 기쁨이 있었으나, 모국어로 받아드리는 독서의 참 맛은 엄마가 담근 김치로 끓인 찌개와 같은 맛이었다! 흉내낼 수는 있지만 같을 수는 없는 그런 맛! 덕분에 내가 얼마나 독서를 사모해왔는지, 읽는 행위가 주는 덧없는 아름다움에 얼마나 매료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요즘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소리내서 읽고, 예쁜 자세로 읽고 손에 잡아두고 계속 계속 책을 읽는 연말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인데, 왜 '한 해'라는 말로 무한한 시간에 획을 그으려는 것일까? - 뭐... 시간은 무한할지언정 우리는 유한의 삶만 살고 죽는 인간이라서? (너무 T적인 발언인가ㅋㅋㅋㅋ 나 F인데!!!) - 아무튼 새로운 2024년을 맞이하며 생각한 독서 목표는 다음과 같다. [공들여 책 읽기]. 앞서 시도해본 독서법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책을 읽어보고 싶다. 예를들면, 읽어보고 싶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던 책이라던가, 이해력 부족으로 받아드리지 못했던 책들 말이다. 내년 이맘때쯤 다시 독서결산을 할텐데, 어떤 책들을 통해 어떤 배움을 얻었을지 또 다시 기대가 되는 연말이다.
2023-11-27 겨울치고 따뜻한 어느날에.